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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culating...

아, 안녕하세요, 여러분. 음... 오늘 무슨 얘기를 해볼까 하다가, 좀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생각을 좀 해보려고 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껏 해왔던 방식, 뭔가 만들어내고 구축하는 방식 자체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거죠.

쉽게 말해서, 디자인이라는 개념 있잖아요. 우리가 뭔가를 만들 때, 어떤 조각들을 선택하고 어떻게 연결해서 원하는 결과를 낼지 계획하는 거. 아주 옛날 석기시대부터 계속 해왔던 거죠. 돌멩이 쪼개서 도끼 만들고, 나무 다듬고, 끈으로 묶고... 이런 식으로요.

근데 이게 딱딱 맞아 떨어지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에서는 진짜 효과적이에요. 예를 들어 도끼질을 생각해 보면, 힘을 주면 나무가 쪼개지는 거죠. 물론 실수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거예요. 사무실 건물, 다리, 내연기관, 로켓 같은 것도 마찬가지고요. 디자인 덕분에 많은 문제를 해결해 왔죠.

근데 문제는 복잡한 것들을 만들 때는 디자인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거예요. 복잡한 것들은 도끼나 건물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자연을 보면 알 수 있죠. 엔진에는 톱니바퀴가 있지만, 자연은 부드럽고 유기적이에요. 딱 맞춰서 조립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적응하고 진화하는 거죠.

복잡한 시스템은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있어요. 똑같은 입력이 항상 똑같은 결과를 내는 게 아니거든요. 이게 바로 복잡성의 핵심이에요. 근데 이게 단순한 것보다 더 어렵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냥 완전히 다른 종류의 문제라는 거죠. 복잡한 시스템은 딱 정해진 단계대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알아서 뭔가가 튀어나오는... 그런 느낌이에요.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 '창발성'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기존의 과학이나 공학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현상이라는 거죠.

창발성은요, 역설계해서 계획에 넣을 수가 없어요. 예측 불가능한 시스템은 정확성이나 통제력이 부족하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복잡성을 피하려고 노력해 왔어요. 오류가 생겨서 시스템이 망가지는 걸 막기 위해서요. 도끼를 제대로 잡지 못하거나 바람에 휙 날아가 버리면, 무용지물, 심하면 위험해지잖아요.

근데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들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거예요. 복잡한 시스템만이 진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거든요. 여기서 '어렵다'는 건 단순한 난이도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복잡성을 단순한 시스템의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 생기는 오해죠. 돌도끼, 건물, 로켓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예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는 창발성을 시스템에 '엔지니어링'해야 해요. 뭔가 모순되는 말처럼 들리죠? 내부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 없는 걸 어떻게 만들 수 있냐는 거죠. 어떻게 스스로 나타나는 것의 모습과 느낌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조각들과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도, 이걸 해내야 한다는 거죠.

이건 정말 엄청난 변화를 의미해요. 단순히 과학과 공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넘어서서, 능력주의와 기술의 정의까지 다시 내려야 하는 거죠.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 기술뿐만 아니라 제도, 문화, 가치관, 사회 네트워크, 교육 시스템, 경제 시스템, 정치 구조, 사회 지원 시스템, 윤리 및 법률 체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예요. 창발성을 엔지니어링해야 한다는 건, 과학, 공학, 경제의 거의 모든 이야기가 의존하고 있는 기반을 뒤흔드는 일이니까요.

결국, 복잡성의 시대는 우리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을 거예요. 우리가 진화하면서 얻었던 자연스러운 능력, 계몽주의 시대와 산업 혁명의 필요에 의해 폄하되었던 능력을 다시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거거든요. 인간의 편향과 직관에 의존하는 걸 병적인 것으로 치부해 왔지만, 그건 단순한 시스템을 만들 때나 통하는 얘기예요.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오히려 인간의 감정과 직관이 더 효과적이라는 거죠.

지금까지 과학과 공학은 디자인, 즉 자연을 역설계해서 부품을 보고 작동 방식을 설명하고 그걸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는 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었어요. 디자인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분업화하고, 지식과 기술을 정의하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죠. 뭔가를 안다는 건, 그 현상의 내부 작동 방식을 안다는 거라고 배웠고요.

인간이 만든 거의 모든 기술은 기계적이고 예측 가능했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만든 기계와 전자기기는 모두 단순했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단순하다'는 건 찾기 쉽다는 뜻이 아니라, 만들어진 솔루션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그런 단순한 시스템으로는 근본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단순한 건 단순한 문제를 풀고, 복잡한 건 어려운 문제를 풀죠.

자연은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요. 자연 환경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단순한 부품 조합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창발적인 구조를 통해서 해결되는 거죠. 그런 문제들은 컴퓨터 과학의 복잡도 분류에도 들어맞지 않고, 부분으로 나눠서 풀 수도 없어요. 자연은 인간의 엔지니어링처럼 억지스럽고 저차원적인 접근 방식을 따르지 않거든요. 진정으로 복잡한 시스템만이 자연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예요.

자연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은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물리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복잡한 솔루션 내부에는 인간이 만든 기계보다 훨씬 많은 부품과 상호작용이 존재하죠. 하지만 인간의 엔지니어링과 자연 사이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부품을 연결하는 건 인간 기술 발전의 시작부터 함께 해온 방식이라는 거죠.

자, 그럼 이제부터 그 여정을 시작해 볼까요? 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나아가기 위한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 그 과정에서 부품들을 계속 연결해 온 이야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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