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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culating...

음, 안녕하세요, 여러분. 음... 그러니까, 제가 쓴 "머니볼"이라는 책 있잖아요? 그 책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야구팀이 선수 가치를 평가하고 경기 전략을 짜는 데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이야기를 담았거든요. 아시다시피, 그 팀은 돈이 없어서 비싼 선수를 막 살 수 없으니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던 거죠.

근데 말이죠, 그들이 야구 역사 데이터랑 최신 데이터를 막 분석하고, 외부 통계 전문가 도움도 받아서 새로운 야구 지식을 얻게 된 거예요. 그래서 다른 팀들이 버리거나 무시했던 선수들한테 숨겨진 가치가 있다는 걸 발견했는데, 이게 당시 야구계의 통념이랑 완전히 반대되는 거였죠.

책이 나오고 나서, 일부 야구 전문가들, 그러니까 좀 고리타분한 사람들, 스카우트, 기자들은 별로 관심 없어 하는 것 같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되게 재밌어했어요. 왜냐하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선수를 고르는 방식에서 뭔가... 보편적인 교훈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19세기 60년대에 만들어진 회사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그것도 공개 채용으로 뽑힌 직원들이 시장에서 인정 못 받으면 누가 인정받겠냐는 거죠. 그리고 야구 시장이 그렇게 비효율적이면, 다른 시장은 얼마나 효율적이겠냐는 거예요. 새로운 분석 방법으로 야구를 다시 보게 된다면, 인간 활동 중에서 우리한테 열려 있지 않은 분야가 어디 있겠냐는 질문을 던지게 된 거죠.

그래서 지난 십 몇 년 동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사례가 여러 분야에서 막 응용되기 시작했어요.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하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시장의 비효율성을 분석하고 발견하는 거죠. 제가 읽었던 글들을 보면 교육기관 운영, 영화 제작, 의료 보험, 골프, 농사, 출판, 대통령 선거, 정부 관리 개선, 은행 운영 등등, 진짜 다양한 분야에서 "머니볼" 방식을 적용하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뉴욕 제츠의 공격 라인 코치는 2012년에 "공격 라인 선수들을 전부 '머니볼' 모델로 바꿔야 하냐?"면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어요. 코미디언 존 올리버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의회가 인종 문제에서 "머니볼" 방식을 성공적으로 이용했다고 비꼬았는데,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해서 흑인 유권자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교묘하게 만들었다는 거죠.

근데 있잖아요, 새로운 데이터 분석 방식이 전통적인 경험 법칙을 완전히 대체하는 걸 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히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데이터 기반 방식을 썼는데, 금방 효과가 안 나타나면 비판을 엄청 받거든요. 전통적인 방식은 그렇게 비판받지 않는데 말이죠. 보스턴 레드삭스가 2004년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방식을 따라서 거의 100년 만에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했거든요. 똑같은 방법으로 2007년이랑 2013년에도 우승했는데, 2016년에는 성적이 안 좋으니까 데이터 분석을 포기하고 다시 야구 전문가 판단에 의존하기로 했다는 거예요. 팀 책임자 존 헨리가 "우리가 데이터를 너무 믿었나 봐..."라고 했다더라고요.

작가 네이트 실버는 야구에서 배운 통계 방법을 이용해서 뉴욕 타임즈에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글을 썼는데, 몇 년 동안 엄청나게 성공했어요. 신문사가 선거에서 그렇게 큰 영향력을 발휘한 건 처음이었죠. 근데 나중에 실버가 뉴욕 타임즈를 떠나고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하지 못하니까, 선거 예측 데이터 분석 방식에 대한 의문이 막 제기됐어요. 심지어 뉴욕 타임즈에서! 뉴욕 타임즈의 한 칼럼니스트는 2016년 봄에 "정치는 인간 삶의 기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예측을 뛰어넘는다. 현장 취재의 가치는 아무도 따라올 수 없다"라고 했대요. (사실 현장 취재 기자들도 트럼프가 그렇게 잘 될 줄은 몰랐지만요. 실버도 나중에 트럼프가 너무 특이해서 예측에 주관적인 판단이 좀 들어갔다고 인정했어요.)

데이터로 문제를 찾고, 업계의 비효율성을 이용해서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비난을 받는데, 저는 그 비난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어떤 심리를 이용했든지 간에, 뭔가 확실한 전문가를 찾고 싶은 욕망은 늘 존재하는 것 같아요. 성공을 확신할 수 없을 때조차도 말이죠. 마치 영화에서 원래는 빨리 죽었어야 할 괴물이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남는 것처럼요.

제가 쓴 책 때문에 논쟁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시카고 대학교 학자 두 명이 쓴 글이었어요. 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랑 법학 교수 캐스 선스타인인데, 그 두 사람이 2003년 8월 31일에 "뉴 리퍼블릭"이라는 잡지에 쓴 글이었죠. 칭찬도 하고 비판도 하면서, 띄우는 듯하면서 누르는 듯한 글이었는데, 정말 잘 썼더라고요. 두 사람 모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처럼 작은 팀이 업계의 비효율성을 이용해서 강팀을 이기고, 모든 종류의 프로 스포츠 시장에 파장을 일으킨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라고 인정했어요. 근데 그러면서 "머니볼" 저자가 야구 선수 시장의 비효율성의 깊은 뿌리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죠. 그 뿌리는 바로 인간 사고방식에 있다는 거예요. 몇 년 전에 이스라엘 심리학자 두 명이 야구 전문가들이 왜 선수를 잘못 판단하는지, 전문가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지는지를 분석했거든요. 그 사람들이 바로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예요. "머니볼"에 나온 내용은 제가 처음 생각해낸 게 아니라, 이미 수십 년 동안 알려져 있었지만 사람들이 잘 몰랐던 내용을 제가 다시 한번 이야기한 것뿐이라는 거죠.

뿐만 아니라, 그때까지만 해도 카너먼이나 트버스키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둘 중에 한 명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더라고요!) 그리고 "머니볼" 내용을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야구 선수 시장이 왜 비효율적일까? 오클랜드 팀에서는 시장의 편견 때문이라고 했거든요. 예를 들어서, 달리는 속도를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고, 타자의 볼넷 능력을 좀 과소평가하는 거죠. 왜냐하면 달리는 건 눈에 잘 띄고, 볼넷은 잘 안 보이니까요. 뚱뚱하거나 못생긴 선수는 과소평가하고, 날씬하거나 잘생긴 선수는 과대평가하는 경향도 있고요. 오클랜드 팀이 찾아낸 이런 편견들이 재밌기는 했지만, 저는 그 편견이 어디서 오는 건지, 왜 그런 편견을 가지게 되는 건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저는 그냥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특히 선수 가치를 평가할 때 시장이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는 제가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던 또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는데, 그건 바로 인간의 사고방식이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때 어떤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우리가 투자, 채용, 사업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사고방식이 어떻게 우리를 최종 결정으로 이끄는 걸까요? 사고방식은 어떻게 데이터를 처리할까요? 야구 경기, 소득 보고서, 선발전, 건강 검진, 심지어 소개팅에서 얻은 데이터까지 말이죠. 바로 그 순간에, 사람들의 뇌, 심지어 전문가라고 인정받는 사람들의 뇌조차도 도대체 뭘 하길래 다른 사람들(데이터만 믿고 전문가를 안 믿는 사람들)이 이익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 걸까요?

이스라엘 심리학자 두 명은 왜 이런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졌을까요? 그래서 몇십 년 후에 미국 야구에 대한 책을 쓸 수 있을 정도가 된 걸까요? 중동에 있는 과학자들이 왜 사고방식을 연구하게 되었을까요? 야구 선수를 평가할 때, 투자를 결정할 때, 대통령 후보를 고려할 때, 사고방식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왜 심리학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된 걸까요? 이런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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