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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culating...

아, 여러분, 안녕하세요! 어... 오늘은 판단의 메커니즘, 그러니까 우리가 어떻게 판단을 내리는지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때는 바야흐로 1960년... 어, 폴 호프만이라는 오리건 주립대학교 심리학 교수님이 계셨는데, 이 분이 인간 의사 결정 문제에 엄청 관심이 많으셨대요. 근데 마침 전미 과학 재단에서 6만 달러, 꽤 큰 돈이죠? 그걸 지원받아서 학교 강의는 좀 접어두고... 소위 "행동 과학 기초 연구 센터"라는 걸 만들기로 하셨대요.

사실 그전에는 강의하는 게 그렇게 즐겁지도 않았고, 학문적으로도 좀 정체돼서 승진도 잘 안 되고... 꽤나 답답하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지원금을 받자마자 교수직을 쿨하게 사임하시고 유진이라는 도시의 푸르른 나무가 우거진 동네에 건물을 하나 사셨대요. 원래는 유니테리언 교회였다는데, "오리건 연구소"라고 이름을 새로 지으셨다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간 행동만 연구하는 사립 연구 기관이었다니까, 금방 사람들 관심도 끌고 똑똑한 인재들도 많이 모였겠죠?

유진 시 언론에서는 "적절한 근무 분위기 속에서 똑똑한 사람들이 인간 의사 결정의 비밀을 조용히 탐구하고 있다" 뭐 이런 식으로 보도했대요.

근데, 사실 좀 애매모호한 설명이죠? 오리건 연구소의 특징이 바로 그 애매모호함이었대요. 뭔가 베일에 싸인 느낌? 아무도 그 안에서 심리학자들이 뭘 하는지 정확히는 몰랐는데, 적어도 "나는 교수요" 하면서 얼버무리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는 거죠. 폴 슬로빅이라는 분도 미시간 대학교에서 나와서 이 연구소에 합류했는데, 애들이 "아빠는 뭐 하는 사람이야?"라고 물으니까, 뇌 해부 그림이 그려진 포스터를 가리키면서 "뇌 속에 숨겨진 신비를 연구하는 사람이다!"라고 답했대요.

어, 그리고... 아시겠지만, 심리학이라는 게 원래 좀... 지식 쓰레기통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다른 학문 분야에서 껄끄러워하거나 환영받지 못하는 문제들은 이유야 어찌 됐든 다 심리학으로 던져지는 거죠. 오리건 연구소는 그런 쓰레기통을 좀 더 크게 만든 거랑 비슷했을 수도 있어요.

연구소가 처음 생겼을 때 유진 시에 본사를 둔 어떤 건설 회사에서 일을 하나 맡겼는데, 이 회사가 맨해튼 서쪽에 아주 특별한 고층 빌딩 두 개, 나중에 세계 무역 센터가 되는 그 건물을 짓는 걸 돕게 됐대요. 쌍둥이 빌딩이라고 불렸던 그 두 건물은 각각 110층이었고, 가벼운 강철 구조로 지어졌는데... 웃긴 게, 건물을 디자인한 야마사키 미노루라는 사람이 고소공포증이 있었대요. 28층 이상 높이의 건물을 디자인하는 것도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건물 주인은 뉴욕 항만청이었는데, 층이 높을수록 임대료를 더 비싸게 받으려고 층마다 흔들림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대요. 그러니까, 99층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건물이 얼마나 빨리 흔들리는지 느낄 수 있느냐... 뭐 그런 심리적인 문제였던 거죠. 그래서 항만청 책임자가 폴 호프만의 오리건 연구소에 도움을 요청한 거예요.

호프만은 유진 시의 또 다른 푸르른 동네에 건물을 하나 빌려서, 유압 구동 휠 위에 방을 하나 만들었대요. 스위치를 켜면 방이 앞뒤로 흔들리는데, 소리는 거의 안 나고 마치 맨해튼 고층 건물의 꼭대기 층이 미풍에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는 거죠.

근데 이 모든 걸 비밀리에 진행했대요. 항만청은 미래의 세입자들한테 "당신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건물에서 살게 될 겁니다"라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고, 호프만은 실험 대상자들이 자기가 흔들리는 건물 안에 있다는 걸 알면 흔들림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서 실험 결과가 왜곡될까 봐 걱정했던 거죠. 폴 슬로빅은 "사람들한테 이유를 말하지 않고 어떻게 그 방에 들어가게 할지가 가장 큰 문제였다"라고 회상하더라고요. 그래서 "흔들리는 방"을 만들고 나서 건물 밖에 "오리건 연구소 시각 연구 센터"라는 간판을 걸고, 방문객들에게 무료 시력 검사를 제공했다는 거죠. (어쩌다 보니 오리건 주립대학교 심리학 대학원생 중에 자격증 있는 검안사가 있어서 그 학생을 조수로 썼대요.)

대학원생이 사람들 눈 검사하는 동안에 호프만은 유압 구동 휠을 켜서 방을 흔들기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흔들리는 방 안에 있으면 뭔가 원래 위치에서 벗어났다는 걸 엄청 빨리 느낀다는 걸 알게 된 거죠. 심지어 세계 무역 센터 설계자 예상보다도 훨씬 빨리! "정말 이상한 방이네요. 안경을 안 써서 그런가? 장난인가? 재밌네요." 이런 반응들이 나왔대요. 그리고 시력 검사를 담당했던 심리학자는 매일 밤 현기증 때문에 고생했다고 하더라고요.

호프만의 연구 결과를 듣고 나서 세계 무역 센터 엔지니어, 디자이너, 뉴욕 항만청 높으신 분들이 다 같이 유진 시로 날아가서 직접 "흔들리는 방"을 체험해 봤대요. 호프만의 결론을 믿을 수가 없었던 거죠. 로버트슨이라는 사람이 나중에 뉴욕 타임즈 인터뷰에서 "10억 달러가 날아가는 소리였다"라고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맨해튼으로 돌아간 후에 호프만처럼 흔들리는 방을 직접 만들고, 고층 빌딩을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 길이 75cm 정도의 금속 감쇠기를 설계해서 건물 안에 11,000개나 설치했대요. 어쩌면 이 추가된 강철 덕분에 쌍둥이 빌딩이 비행기 충돌 후 최대한 오래 버틸 수 있었고, 덕분에 14,000명 중 일부가 무너지기 전에 탈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오리건 연구소에게는 흔들리는 방은 그냥 워밍업 정도였던 것 같아요. 연구소 심리학자들은 폴 호프만처럼 인간 의사 결정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폴 밀의 "임상 진단과 통계적 예측"이라는 책에도 엄청난 관심을 가졌대요. 이 책에서는 심리학자들이 환자 진단이나 행동 예측할 때 통계 공식한테 진 사례들을 다뤘는데, 대니얼 카너먼도 1950년대 중반에 이 책을 읽었던 거죠.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신병 모집 과정에서 통계 공식을 써서 사람 판단을 대체하기도 했고. 밀 본인은 임상 심리학자였는데, 자기처럼 훌륭한 심리학자들은 통계 공식으로 표현할 수 없는 섬세한 통찰력이 있다고 믿었대요. 하지만 60년대 초까지 나온 연구 결과들을 보면 사람 판단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던 거죠.

만약 사람 판단력이 간단한 공식보다 못하다면, 우리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거죠. 왜냐하면 전문가 판단이 필요한 대부분의 학문 분야는 심리학처럼 데이터가 많거나, 데이터가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데이터 기반으로 공식을 만들어서 사람 판단을 대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현실에서는 의사, 판사, 투자 자문가, 공무원, 입학 사정관, 영화관 관리자, 야구 스카우트, 인사 담당자 등등... 대부분의 어려운 문제들은 전문가의 주관적인 판단이 필요하잖아요? 호프만이랑 연구소 심리학자들은 전문가 판단 과정을 파헤치고 싶어 했던 거죠. 폴 슬로빅은 "우리가 특별한 시각을 가진 건 아니고, 그냥 그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조각난 정보를 모아서 처리하고 최종적으로 결정이나 판단을 내리는 걸까?"라고 말하더라고요.

재밌는 건, 이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한 게 전문가들이 통계 공식한테 얼마나 형편없이 지는지를 연구한 게 아니래요. 오히려 전문가들이 판단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거죠. 아니면 루 골드버그가 1960년에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오리건 연구소에 와서 말한 것처럼, "언제 어디서 사람 판단이 틀릴 가능성이 제일 높은지를 확인"하려고 했다는 거죠. 만약 전문가 판단이 어긋나는 지점을 찾으면 전문가랑 통계 공식 사이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슬로빅은 "인간이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하는지 알게 되면 판단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예측이나 판단을 더 정확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그런 생각이 좀 막연했지만."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호프만은 1960년에 전문가가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한 글을 발표했대요. 물론 전문가한테 직접 물어볼 수도 있지만, 그건 너무 주관적이잖아요. 사람은 솔직하지 못할 때도 많고. 그래서 호프만은 전문가들이 판단할 때 받는 정보, 그걸 "단서"라고 불렀는데, 그 단서들을 보고 판단을 추론해서 정보마다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대요. 예를 들어서, 예일대학교 입학 사정관이 학생을 어떻게 뽑는지 알고 싶으면,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 물어볼 수 있겠죠. 일반적으로 평균 학점, 개인 성적, 운동 능력, 동문 관계, 고등학교 종류 이런 걸 고려할 거예요. 그다음에 입학 위원회 결정 상황을 보고,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 그 정보들이 선택 과정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아내는 거죠. 수학 실력이 좋으면 모델을 만들어서 입학 사정관 결정 과정에서 그 정보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도 보여줄 수 있을 거예요. (공립학교 출신 학생은 운동 성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립학교 출신 부유한 학생은 운동 성적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호프만은 수학 실력이 좋아서 그런 모델을 만들 수 있었대요. "심리학 공보"라는 학술지에 "임상 판단의 동질이형 현상"이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냈는데... 제목이 좀 어렵죠? 호프만은 사람들이 많이 읽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대요. 심리학 분야에서 막 발견된 작은 구석이라서 관심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고 예상했던 거죠. 루 골드버그는 "일상생활에서 판단하는 사람들은 이 논문을 볼 가능성이 거의 없다. 심리학을 공부하지 않으니까 심리학 학술지를 보지 않겠지."라고 말하더라고요.

오리건 연구소는 처음에는 임상 심리학자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지만, 결과가 어떻든 다른 직업 분야 의사 결정자들, 예를 들어서 의사, 기상학자, 야구 스카우트 등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대요. 폴 슬로빅은 "어쩌면 전 세계에서 우리 15명만 이 문제에 매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숫자를 이용해서 복잡하고 신비로운 직관적 판단의 비밀을 풀고 있다는 걸."이라고 말하더라고요. 60년대 말까지 호프만 팀은 꽤 흥미로운 발견을 많이 했는데, 루 골드버그가 논문 두 편에 자세하게 설명해 놨대요. 1968년에 골드버그는 "미국 심리학자"라는 학술지에 첫 논문을 발표했는데, 전문가 판단이 통계 공식보다 정확하지 않다는 걸 증명하는 연구들을 많이 소개했대요. 골드버그는 "점점 늘어나는 문헌들을 보면서, 많은 임상 판단 과제(의사 상태를 판단하거나 보험 계리사 상태를 판단하는 과제 포함)에서 가장 기본적인 통계 공식이 임상 전문가 판단만큼 정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썼대요.

그럼 임상 전문가들은 뭘 하고 있는 걸까요? 다른 사람들이랑 마찬가지로 골드버그도 의사가 환자를 진단할 때 뇌 속에서 복잡한 활동을 한다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의사의 사고 과정을 모델로 만들려면 모델도 엄청 복잡해야 한다고 생각했대요. 예를 들어서, 콜로라도 대학교 심리학자가 동료들이 대학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학생을 어떻게 예측하는지 연구하려고, 데이터 분석하는 걸 녹음해서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그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려고 했대요. 근데 골드버그는 더 간단한 방법을 택했대요. 첫 번째 연구에서는 의사들이 암을 진단할 때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했대요.

골드버그는 오리건 연구소에서 의사 연구를 막 끝냈기 때문에 그랬다고 설명했어요. 오리건 대학교에서 연구자들이 방사선과 의사들에게 "환자 위장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어떻게 암이라고 판단하냐?"라고 물어봤대요. 그랬더니 의사들이 궤양 크기, 궤양 경계 모양, 궤양 표면 넓이 7가지 지표를 본다고 답했대요. 호프만처럼 골드버그도 그 지표들을 "단서"라고 불렀대요. 물론 7가지 단서 사이에 여러 가지 조합이 있을 수 있고, 의사들은 조합마다 결론을 내려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서 궤양 면적이 똑같아도 궤양 경계가 매끄러운 거랑 거친 거랑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의미할 수도 있겠죠. 골드버그는 전문가들이 사고 과정을 복잡하고 미묘하게 설명해서 모델로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대요.

그래서 연구자들은 아주 간단한 계산 프로그램을 설계해서 7가지 지표에 똑같은 가중치를 줘서 궤양이 양성인지 악성인지 결정하게 만들었대요. 그 다음에는 의사들한테 7단계 척도로 96장 위장 궤양 사진을 보고 암인지 아닌지 판단하게 시켰대요. 척도 7단계는 "확실히 악성"에서 "확실히 양성"으로 점점 바뀌는 거고. 사진을 두 번 보여주고, 의사 몰래 사진 복사본을 섞어서 의사들이 자기가 전에 진단했던 사진인 줄 모르게 했다는 거죠. 컴퓨터가 없어서 모든 데이터를 펀치 카드에 옮겨서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 보내서 큰 컴퓨터로 처리했다는 거죠. 목표는 의사 결정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계산 프로그램을 만드는 거였대요.

골드버그는 이 첫 번째 시도가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했대요. 앞으로 계산 프로그램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더 어려운 수학 지식을 활용해서 의사들이 단서를 평가할 때 나타나는 미묘한 반응을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죠. 예를 들어서 궤양 면적이 엄청 크면 의사가 다른 6가지 단서를 다시 판단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근데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에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내왔을 때 오리건 연구소 연구자들은 좀 당황했대요. 골드버그 표현에 따르면 "무서웠다"라고 하더라고요. 일단 의사 진단 과정을 꿰뚫어보려고 만든 간단한 프로그램이 의사 진단을 엄청 정확하게 예측했다는 거죠. 의사들은 자기 사고 과정이 미묘하고 복잡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수학 모델이 그 과정을 아주 정확하게 기록했다는 거예요. 그렇다고 의사 사고 과정이 꼭 간단하다는 건 아니고, 그 과정을 간단한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거죠. 더 놀라운 건 의사들끼리 진단 결과가 서로 달랐다는 거예요. 심지어 똑같은 궤양 사진을 두 번 봤는데도 다르게 진단했다는 거죠. 다른 사람 판단이랑 다른 건 물론이고, 자기 판단이랑도 모순되는 거예요. "이 연구 결과는 임상 심리학보다 임상 의학 진단이 더 일관성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 다음에 가정의학과 갈 때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거다."라고 골드버그는 썼대요. 의사 스스로도 진단 결과가 일관되지 않으면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겠죠.

그 후 연구자들은 임상 심리학자랑 정신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반복했대요. 정신병자들이 다 나아서 퇴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들을 제시했는데, 결과는 또 똑같이 나왔대요. 희한한 건 경험이 제일 적은 의사 (대학원생)가 경험이 제일 많은 의사 (월급 많이 받는 베테랑 의사)만큼 환자 퇴원 가능성을 정확하게 판단했다는 거죠. 경력이 진단 정확도 (자살 경향이 있는지 판단하는 거)랑 관련이 없어 보였다는 거예요. 골드버그는 "이 과제에서 보여준 정확성은 경력과 상관이 없다."라고 말하더라고요.

하지만 골드버그는 의사들을 탓하지 않았대요. 문제 원인은 의사나 정신과 의사들이 자기 사고 정확성을 평가하거나 필요할 때 조정할 기회가 별로 없다는 데 있을 수도 있다고 했대요. 즉각적인 피드백이 부족하다는 거죠. 그래서 골드버그는 오리건 연구소 동료 레너드 롤과 함께 즉각적인 피드백을 만들어 주려고 했대요. 의사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각각 수천 건의 사례를 진단하게 했는데, 한 그룹은 진단 후 즉시 피드백을 받고, 다른 그룹은 못 받게 했대요. 이렇게 하면 피드백을 받은 그룹이 나중에 판단 정확성이 더 높아질지 알아보려고 한 거죠.

결과는 좋지 않았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임상 개입 문제를 연구하려는 우리 처음 생각이 너무 단순했다. 어려운 과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결과 피드백만으로는 부족하고, 다른 정보도 더 많이 필요하다."라고 골드버그는 썼대요. 그때 오리건 연구소의 다른 연구자, 누군지는 잘 기억 안 난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대담한 제안을 했대요. "당신이 의사 사고 과정을 반영하려고 만든 모델이 의사 진단보다 더 정확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대요. 골드버그는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라고 생각했대요. 그렇게 간단한 모델이 암 진단 같은 의사 진단보다 더 정확할 리가 없잖아요? 모델은 의사들이 직접 만든 건데, 정보도 다 의사들이 줬으니까요.

그래도 반신반의하면서 오리건 연구소 연구자들은 가설을 검증해 봤는데... 동료 말이 맞았대요! 암에 걸렸는지 알고 싶으면 방사선과 의사한테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는 것보다 연구자들이 만든 모델로 측정하는 게 제일 좋다는 거죠. 모델이 의사 전체를 이겼을 뿐만 아니라, 잘하는 의사랑 비교해도 더 잘했다는 거예요. 의사를 꺾고 싶으면 의학 문외한이 만든 공식으로 대체하면 되는 거죠.

골드버그가 두 번째 논문 "인간과 인공 모델"을 쓸 때쯤에는 전문가나 오리건 연구소 방법에 대해서 예전만큼 낙관적이지 않았대요. "논문에서 실험 실패한 부분을 기록했다. 인간 판단 복잡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라고 하면서 "미국 심리학자"에 발표했던 첫 번째 논문을 언급했대요. "예전 문헌들은 전문가들이 임상 진단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복잡한 상호 작용에 대한 추측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는 '단서' 사이의 간단한 선형 조합으로는 사람들 판단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더 복잡한 수학 모델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라는 거죠. 의사들은 궤양 특정 특징이 진단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 같았대요. 수학 모델은 그 생각과 완전히 일치해서 궤양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는 거죠. 근데 실제로 의사들은 그 생각을 완전히 지키지 못해서 자기가 만든 모델한테 진 거라는 거죠.

이 발견은 엄청 중요한 의미를 갖는대요. 골드버그는 "이 결론을 다른 분야 판단 과정에 적용할 수 있다면 주관적인 판단으로 사람을 뽑는 방식은 수학 모델한테 질 수밖에 없을 거다."라고 썼대요. 그럼 왜 그럴까요? 왜 의사 같은 전문가 판단이 모델보다 정확하지 않을까요? 모델은 전문가 지식을 이용해서 만든 건데? 골드버그는 전문가도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었대요. "임상 의사는 기계가 아니다. 지식을 다 가지고 있고 가설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이 있어도 기계처럼 신뢰할 수 없다. 의사도 피곤하고, 아프고, 주변 환경 영향을 받고, 인간 관계 문제도 겪는다. 그런 것들이 다 의사 판단에 영향을 줘서 똑같은 일에도 완전히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판단 과정에서 우연히 생기는 오류를 없애고 사람 때문에 예측 결과가 달라지는 걸 막으려면 예측 결과 효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썼대요.

골드버그가 이 논문을 발표한 직후, 1970년 여름에 아모스 트버스키가 오리건 주 유진 시에 왔대요. 친구 폴 슬로빅을 만나러 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1년 동안 지낼 계획이었대요. 둘은 미시간 대학교에서 같이 공부했었는데, 슬로빅은 학교 농구팀이었고 아모스랑 차도에서 농구 연습했던 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대요. 아모스는 농구팀은 아니었고, 슛 던질 때마다 공을 림에 던지는 수준이었대요. 슛 자세가 농구보다는 체조 같았다는 거죠. 아들 말로는 "남들보다 반 박자 늦게 가슴에 안고 있던 공을 흔들흔들 림에 던졌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아모스는 농구를 엄청 좋아했대요. "어떤 사람은 걸으면서 말하는 걸 좋아하듯이 아모스는 슛 던지는 걸 좋아했다"라고 슬로빅은 조심스럽게 덧붙이더라고요. "자주 슛 던지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만나서 둘은 또 농구를 했는데, 아모스가 슬로빅한테 대니얼이랑 최근에 사람 뇌 작동 방식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직관적 판단 형성 과정을 더 자세히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대요. "조용하게 연구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고, 대학교 방해를 피해서 이 주제만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라고 슬로빅은 말하더라고요. 전문가들이 왜 그렇게 심각하고 체계적인 실수를 저지르는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 결론을 내렸는데, 그건 전문가들이 운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거죠. 슬로빅은 "그들의 통찰력에 감탄했다"라고 말했대요.

아모스는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1970년부터 1971년까지 연구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아직 이스라엘에 있던 대니얼이랑 떨어져 있게 됐대요. 그 해 동안 둘은 따로 데이터를 수집하기로 했는데, 데이터는 그들이 만든 재밌는 문제에서 나왔대요. 대니얼은 고등학생들을 첫 번째 실험 대상으로 골랐는데, 히브리 대학교 대학원생 20명 정도를 택시에 태워서 이스라엘 곳곳으로 데려가서 그 나이대 애들을 찾게 했대요. ("예루살렘에는 중학생이 거의 없다.") 대학원생들은 애들한테 이상한 질문 2~4개를 던지고 몇 분 안에 답하게 시켰대요. 대니얼은 "질문이 너무 많아서 애들이 다 풀 수 없었다. 그래서 몇 개만 골라서 질문해야 했다."라고 하더라고요.

자, 이제 다음 문제를 생각해 보세요.

이 도시에서 아이가 6명인 집만 조사했어요. 72집에서 아이 태어난 순서가 여자, 남자, 여자, 남자, 남자, 여자였대요.

그럼 남자, 여자, 남자, 남자, 남자, 남자로 태어난 집은 몇 집이나 될까요?

가상의 도시에서 아이가 6명인 72집 중에서 아이 태어난 순서가 여자, 남자, 여자, 남자, 남자, 여자라면 남자, 여자, 남자, 남자, 남자, 남자로 태어난 집이 몇 집이나 될지 추측해 보라는 거죠. 이스라엘 고등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학원생들은 피드백 1,500개를 모았대요. 그리고 아모스도 멀리 떨어진 곳에서 미시간 대학교랑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생들한테 똑같이 이상한 질문을 던졌대요.

게임할 때마다 돌멩이 20개를 랜덤으로 아이 5명한테 나눠줘야 해요. 아이 이름은 앨런, 벤, 칼, 댄, 에드예요. 다음 분배 방식을 보세요.

첫 번째 두 번째

앨런: 4개 앨런: 4개

벤: 4개 벤: 4개

칼: 5개 칼: 4개

댄: 4개 댄: 4개

에드: 3개 에드: 4개

게임을 여러 번 하면 위에 나온 분배 방식이 또 나올까요?

이 문제는 확률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 사람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 아니면 어떻게 잘못 판단하는지 알아보려고 한 거예요. 모든 문제에는 정답이 있고, 실험 대상자가 쓴 답을 정답이랑 비교해서 틀린 답은 더 자세히 분석했대요. 대니얼은 "전체 목표는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지 아는 거였다. 사람들이 확률을 판단할 때 뇌가 뭘 하는 걸까? 추상적인 문제지만 답은 반드시 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들이 가상으로 만든 문제에서 대부분 실험 대상자가 틀렸대요. 아모스랑 대니얼은 그걸 예상하고 있었는데, 자기들도 비슷한 문제를 틀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래요. 정확히 말하면 대니얼이 틀렸고, 자기가 왜 틀렸는지 깨닫고 이론적으로 분석했던 거죠. 아모스는 대니얼 실수랑 대니얼이 실수를 알아차린 것에 관심을 가지다가 자기도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대요. 대니얼은 "우리는 너무 몰두해서 직관이 됐다. 우리가 직접 저지른 실수만 재밌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만약 둘이 사고 과정에서 똑같이 실수를 하거나 무의식적으로 실수를 하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틀릴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는 거죠. 실제로 그랬고. 1년 동안 이스라엘이랑 미국에서 따로 진행한 조사는 실험이라기보다는 작은 깜짝 쇼 같았대요. 인간 사고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거죠.

아모스는 어렸을 때부터 일부러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았대요. 그런 "지나치게 복잡한 사람"을 피하는 재능이 있었다는 거죠. 하지만 가끔씩, 주로 여성인데, 복잡함이 아모스 흥미를 끄는 사람들이 있었대요. 고등학생 때 시인이 되는 달리아 라비코비치랑 친하게 지내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대요. 대니얼이랑 우정도 마찬가지였대요. 아모스 친구는 나중에 "아모스는 항상 '사람은 복잡하지 않다. 사람 관계가 복잡할 뿐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고 잠깐 멈췄다가 '나랑 대니얼 빼고'라고 덧붙였다"라고 회상하더라고요. 대니얼에게는 아모스가 경계를 허물게 만드는 특별한 점이 있었고, 대니얼이랑 둘이 있을 때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대요. 대니얼은 "같이 일할 때는 아모스가 의심하는 마음을 잠시 접어두곤 했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거의 안 그랬다. 그게 바로 우리 협업 동력이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1971년 8월에 아모스는 가족, 데이터랑 같이 유진 시로 돌아와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있는 아파트에 살았대요. 오리건 연구소 심리학자가 휴가를 가서 아모스한테 집을 잠시 빌려줬다는 거죠. "집 안에 온도 설정이 29.4도였다. 집 안에 커튼도 없고 창문이 바닥까지 닿아 있었다. 빨래할 게 엄청 많았는데 옷은 하나도 없었다."라고 아모스 아내가 말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집주인들은 나체주의자들이었대요. (유진 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밑에는 보지 마세요!) 몇 주 후에 대니얼도 가족, 더 많은 데이터랑 같이 유진 시에 와서 잔디밭이 있는 집에서 살았는데, 대니얼은 나체주의자보다 더 불안하게 생각했대요. 대니얼만큼 정원 가꾸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는 사람은 없었지만, 드물게 낙천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햇빛이 잘 드는 도시에서 왔는데도 "내 기억 속에 유진 시는 항상 햇빛이 쨍쨍했다"라고 나중에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유진 시는 흐린 날이 맑은 날보다 훨씬 많았는데 말이죠.

날씨가 어떻든 대니얼은 대부분 시간을 실내에서 보냈대요. 예전에 유니테리언 교회였던 사무실에서 아모스랑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대요. 대니얼은 "내 삶이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항상 마음이 잘 맞아서 상대방 생각을 엄청 빨리 이해했다. 자기 자신보다 더 빨리. 창조 과정이라는 게 보통 아이디어를 내고 몇 년 지나야 깨닫는 건데, 우리는 그 과정을 엄청 단축시켰다. 내가 아이디어를 말하면 아모스는 바로 알아들었다. 서로 번갈아 가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사람이 그걸 더 발전시키려고 애썼다. 말을 반만 해도 상대방이 알아듣고 핵심을 찔렀다. 물론 서로 놀라게 할 때도 많았다. 가끔은 상대방 아이디어에 소름이 돋기도 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게다가 처음으로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팀도 있었대요. 논문 입력하는 일, 실험 대상자 찾는 일, 연구비 모으는 일은 다 팀원들한테 맡기고 둘은 이야기만 했다는 거죠.

인간 사고 구조에는 실수를 만들어내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이야기 주제가 됐대요. 그 부분에서 어떤 재밌는 실수를 할 수 있을지, 어떤 편견이 생길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한 거죠. 점점 패턴이 생겼는데, 대니얼은 매일 아침 사무실에 가서 전날 오리건 대학교 학생들이 제출한 문제 피드백을 분석하고, 아모스는 점심시간쯤 돼서 나타났대요. 둘은 같이 생선튀김이랑 감자튀김 파는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서서 점심을 먹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서 하루 종일 이야기를 했다는 거죠. 폴 슬로빅은 "둘은 독특한 방식으로 일했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회상하더라고요.

히브리 대학교 교수들처럼 오리건 연구소 연구원들도 아모스랑 대니얼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엄청 즐거워 보인다는 걸 알았대요. 왜냐하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니까요. 히브리어로 이야기하다가 영어로 이야기하다가 서로 말을 끊을 때는 두 언어가 섞이기도 했대요. 당시 유진 시에는 조깅하는 사람, 나체주의자, 히피족이 많았고 소나무 숲도 우거졌는데, 몽골에 있었어도 똑같았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슬로빅은 "둘은 지리적 환경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서로 생각만 중요하게 생각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둘이 이야기할 때 사적인 내용이 많다는 것도 눈에 띄었대요. 유진 시에 오기 전에 아모스는 폴 슬로빅도 같이 일하게 해주고 싶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대니얼이 오고 나서는 상황이 분명해졌대요. 슬로빅은 외부인이었던 거죠. 슬로빅은 "우리 셋이 같이할 수는 없었다. 둘은 아무도 방해받고 싶어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더라고요.

신기한 건, 둘 다 원래 모습이 아니라 같이 있을 때 모습을 더 좋아했다는 거예요. 아모스에게는 일이 놀이였고, 일하는 게 재미없으면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대요. 그런 생각에 대니얼도 영향을 받았고. 모든 게 새로웠대요. 대니얼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장난감 상자를 가진 아이 같았는데, 너무 우유부단해서 장난감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장난감 물총이랑 전동 스케이트보드 사이에서 고민만 했다는 거죠. 아모스는 그런 대니얼한테 "자, 정신 차리고 이 모든 걸 다 같이 놀아보자"라고 말해줬다는 거예요. 나중에 둘이 지내면서 대니얼은 몇 번 심하게 우울해하기도 했대요. 왔다 갔다 하면서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라고 중얼거렸는데, 아모스는 그 모습조차 재밌어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비샤 마그리트라는 친구는 "대니얼이 '나는 끝났어. 내 머릿속은 텅 비었어'라고 말하면 아모스는 웃으면서 '대니얼은 1분 안에 100명이 100년 동안 생각할 것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한다'라고 말하곤 했다"라고 회상하더라고요. 둘이 앉아서 글을 쓸 때 몸이 거의 붙어 있어서 보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생각했대요. 리처드 니스벳이라는 심리학자는 "글을 쓸 때 타자기 앞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이 내 칫솔질을 대신 해주는 것 같았다."라고 회상하더라고요. 하지만 대니얼은 "우리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고.

첫 번째 논문, 솔직히 학계에서 가볍게 한 번 놀아본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답이 있는 확률 문제를 풀 때 통계학자처럼 판단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대요. 심지어 통계학자조차 통계학자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죠. "소수 법칙에 대한 나의 견해"라는 논문을 통해서 또 다른 뻔한 질문이 나왔는데, 사람들이 통계적 추론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추론 방식을 사용하는 걸까요? 카드 게임 같은 무작위성이 가득한 상황에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요? 두 번째 논문에서 자세하게 답변을 줬대요. 아모스는 제목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목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글을 쓰지 않으려고 했대요. 제목은 글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제목이 좀 어려웠대요. 적어도 처음에는 학계 규칙을 따라야 하니까 제목이 쉬우면 관심을 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제목을 "주관적 확률: 대표성 판단"이라고 지었대요.

주관적 확률은 대충 무슨 뜻인지 알겠죠? 주관적 확률은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주관적인 추측이나 평가를 말하는 거죠. 아들이 새벽에 몰래 대문으로 들어오는 걸 보고 "술 마셨겠네"라고 생각하는 게 주관적 확률인 거죠. 그럼 "대표성 판단"은 뭘까요? "주관적 판단은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하는 결정, 내리는 결론, 제시하는 설명은 모두 불확실한 사건 가능성에 대한 판단에 근거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직장, 예상치 못한 선거 결과, 예측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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