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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culating...

아, 그러니까... 음... 여러분, 제가 오늘 이야기해볼 건 뭐냐면, 그... 좀 씁쓸한 이야기예요. 뭐랄까,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진짜 대단했던 기업들이 어떻게 몰락해 갔는지, 그런 얘긴데요.

보잉, 다들 아시죠? 옛날에 보잉 문화가 진짜 대단했다고 해요. 사람들이 "보잉이 문화를 바꿨다"고 말하는 이유가, 그게 그냥 의도였다는 거죠. 그... 훌륭한 엔지니어링 회사였지만, 결국엔 돈을 벌기 위한 사업체로 운영되도록 만들었던 거죠. 물론 훌륭한 엔지니어링 회사이긴 했지만,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어서 회사에 투자하는 거니까.

ICI라고, 옛날에 영국에 엄청 큰 화학 회사가 있었어요. 그 회사 건물에 가면, 진짜 압도되는 느낌이었대요. 그... 1980년대에 갔을 때, 국회의사당에 간 것 같은 그런 웅장함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ICI의 목표는 혁신적인 화학 기술로 전 세계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주, 직원, 고객, 그리고 지역 사회의 부와 행복을 증진하는 거였대요. 근데 세상이 바뀌면서, 폭발물이나 염료 같은 사업은 줄고, 비료나 석유화학 같은 게 늘어났죠. 전쟁 후에는 제약 사업이 새로운 분야로 떠올랐고요.

ICI는 인재 덕분에 제약 사업에서 성공했는데, 화학 강사였던 제임스 블랙이라는 사람이 베타 차단제라는, 최초의 효과적인 고혈압 약을 발견했어요. ICI 이사회는 신약 개발에 돈이 많이 들어도, 결국엔 이익이 될 거라고 믿었대요. 그리고 20년이 지나서야 블랙의 발견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면서, 그 믿음이 증명된 거죠.

근데... 세상에 영원한 건 없잖아요? ICI도 성공에 안주하게 됐대요. 그래서 1982년에 존 하비 존스라는 해군 출신 CEO를 임명해서 변화를 주려고 했지만, 그때부터 ICI는 그냥 평범한 회사로 전락하기 시작했고, 결국엔 사라지게 된 거죠. 1991년에 어떤 회사가 ICI 주식 3%를 사면서, 정치인들이나 투자 기관에 로비를 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ICI는 처음으로 주주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투자 은행에 의존하게 됐죠. 그러다가 제약 사업부를 분사시키고, 현금 흐름을 이용해서 혁신적인 신규 사업을 개발하는 전략도 끝나버렸대요. 그러면서 목표가 '주주 가치 극대화'로 바뀐 거죠. 당연히, 그런 목표를 가진 회사는 제약 사업부를 만들지도 않았을 거고, 손해를 감수하면서 키우지도 않았을 거예요.

블랙은 베타 차단제가 성공한 후에 ICI를 떠나서 다른 제약 회사로 갔는데, 거기서도 또 다른 신약, 위궤양 치료제인 타가메트를 발견했어요. 그 덕분에 글락소라는 작은 회사가 연구에 집중하게 되고, 결국 잔탁이라는 비슷한 치료제를 만들어서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약이 됐대요. 그러니까 블랙은 혼자서 엄청난 주주 가치를 창출한 거죠.

블랙은 ICI를 떠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대요. "돈을 벌고 싶으면, 약 연구보다 훨씬 쉬운 방법이 많다고 동료들에게 말하곤 했어요. 제가 얼마나 틀렸는지! 사업이나 과학이나, 다른 걸 하려고 할 때 가장 성공하는 것 같아요."

1996년에 토니 블레어라는 젊은 정치인이 '이해관계자 사회'라는 말을 했는데, 저는 기업이 블레어의 생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컨퍼런스에서 ICI의 변화를 예시로 들면서, 주주 가치 운동이 가져온 변화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했어요. 근데 ICI의 운명은 토니 블레어랑 좀 비슷하게 흘러갔어요. 주가는 처음엔 좋았지만, 곧 하락세로 접어들었죠. 제약 사업부를 매각한 후에는, 오래되고 성장률이 낮은 화학 사업만 남았거든요. 새로운 경영진은 흔한 1990년대 전략, 즉, 지루한 사업을 팔아서 흥미로운 사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썼지만, 새 사업을 비싸게 사는 것보다 옛 사업을 팔아서 이익을 내는 게 더 어렵다는 걸 깨달았죠. 결국 빚에 시달리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20세기를 대표하는 영국 기업은 네덜란드 회사에 인수됐대요.

아, 그리고 또 다른 예시가 있는데... 1960년대에 영국 정부가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GEC라는 회사가 전기 산업을 주도하게 됐어요. GEC는 재무 관리에 엄청 신경 썼는데,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정보 기술 같은 새로운 분야보다는 국방이나 통신 같은 분야에 집중했다는 비판도 있었죠. GEC도 결국엔 전통적인 사업을 팔고 새로운 사업을 사는 전략을 썼는데, 1999년에는 거품 경제 때문에 엄청 비싼 회사들을 사들였다가, 빚 때문에 망해버렸대요.

미국의 GE라는 회사는 오랫동안 주주 가치 운동의 상징이었어요. 주가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을 썼죠. 근데 GE도 금융 서비스 사업을 키우면서 문제가 생겼어요. 핵심 사업인 항공우주, 의료, 플라스틱 분야의 문제가 가려졌던 거죠. 그러다가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GE는 큰 타격을 입었고, 결국 회사를 쪼개서 팔게 됐대요.

또 다른 예시로, 미국의 백화점 체인인 시어스 로벅이라는 회사가 있었어요. 한때는 미국 전역에 백화점을 세우고, 카탈로그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죠. 근데 월마트라는 회사가 나타나면서 경쟁이 심해지자, 시어스는 금융 서비스 사업으로 눈을 돌렸대요. 그러다가 월마트가 시어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소매 업체가 됐고, 시어스는 금융 사업을 정리하고 카탈로그 사업도 중단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죠.

영국의 마크스 앤 스펜서라는 회사도 있었어요. '품질, 서비스, 가치'라는 모토로 영국 중산층에게 큰 사랑을 받았죠. 근데 경영진이 바뀌면서 가격을 올리고 비용을 줄이면서, 고객들이 품질이 나빠졌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대요. 경쟁도 심해지고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마크스 앤 스펜서도 예전만큼의 위상을 누리지 못하게 됐죠.

보잉도 마찬가지예요. 737, 747 같은 비행기를 만들어서 세계 최고의 항공기 제조업체로 이름을 날렸지만, 1997년에 맥도넬 더글라스라는 회사를 인수하면서 문화가 바뀌었대요.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경영진이 들어오면서, 주가를 올리는 데 집중하고, 새로운 비행기를 개발하는 대신 기존 모델을 개량하는 데 집중했죠. 그러다가 737 MAX라는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주가도 폭락하고, 회사의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죠.

IBM이라는 회사도 있었어요.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였고, '개인 존중, 최고의 고객 서비스, 기술적 우수성'을 강조하는 기업 문화가 있었죠. 근데 개인용 컴퓨터 혁명에 뒤쳐지면서 쇠퇴했고, 주가를 올리기 위해서 비용 절감에만 집중하다가 결국 어려움을 겪게 됐대요.

마지막으로, 독일의 도이체 방크라는 은행이 있었어요. 한때는 독일 최고의 금융 기관이었지만, 1980년대부터 금융화 물결에 휩쓸리면서 투자 은행 사업을 확장하고, 투기적인 대출과 거래를 늘렸대요. 그러다가 2008년 금융 위기 때 큰 손실을 입었고, 돈세탁, 제재 위반 같은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죠.

이런 회사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뭘 말해주는 걸까요? 그... 단순히 돈을 버는 것만이 기업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물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 직원, 사회에 대한 책임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한때는 위대했던 기업도 몰락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걸, 이 회사들이 보여주는 것 같아요. 에휴...씁쓸하네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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