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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있잖아, 우리 몸 있잖아? 그거 세포로 시작하는 거, 진짜 신기하지 않아? 딱 하나의 세포가 막 분열을 시작해. 두 개로 나뉘고, 네 개로 나뉘고… 그걸 계속 반복하는 거야. 47번 정도만 딱 분열하면, 억, 억 개의 세포가 생겨난대. 1 다음에 0이 무려 16개나 붙는 숫자! 그렇게 되면 이제 사람 하나를 만들 준비가 끝난다는 거지.
물론, 우리가 평생 동안 모든 세포를 다 가지고 있는 건 아니야. 중간에 떠나가는 세포들도 많거든. 그래서 우리 몸에 있는 세포 수는 그냥 대략적인 추정치라고 보면 돼. 자료마다 숫자가 막 몇 배씩 차이 나기도 하고. 억, 억 개라는 숫자는 어떤 책에서 나온 거긴 하지만.
근데 진짜 놀라운 건, 난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 우리가 죽을 때까지, 그 많은 세포 하나하나가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완벽하게 알고 있다는 거야. 우와…
우리에 대해서 우리 자신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니까? 우리한테는 비밀 같은 거 하나도 없어. 모든 세포는 우리 몸 전체의 유전 암호, 그러니까 설명서를 가지고 있어. 그래서 자기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다른 모든 일들도 다 꿰뚫고 있다는 거지. 우리가 일일이 세포한테 뭘 신경 쓰라고 알려줄 필요가 전혀 없어. ATP가 부족한지, 엽산이 남아도는지 그런 거, 세포가 알아서 다 해 준다니까. 그런 일 말고도 수백만 가지 일을 더 해.
세포 하나하나가 진짜 자연의 경이로움 그 자체야. 아무리 단순한 세포라도, 그 정교함은 인간의 지혜로는 절대 따라갈 수가 없어. 예를 들어서, 기본적인 효모 세포 하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이 보잉 777 제트기 만드는 데 들어가는 부품만큼 많대. 그걸 또 지름 5마이크로미터밖에 안 되는 작은 공 안에 다 집어넣어야 돼. 그리고 그걸 또 어떻게든 번식하게 만들어야 하고. 상상도 안 가지?
하물며 우리 몸의 세포는 효모 세포랑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해. 하지만 효모 세포도 복잡한 상호 작용이 있어서 나름 흥미롭긴 해.
우리 몸의 세포는 억, 억 명의 시민이 사는 나라 같은 거야. 시민 하나하나가 우리 몸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헌신하는 거지. 우리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해. 행복을 느끼게 해 주고, 생각을 하게 해 줘. 서 있게 해 주고, 기지개 켜게 해 주고, 폴짝폴짝 뛰어다니게 해 줘. 우리가 밥을 먹으면 영양분을 흡수하고,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노폐물을 배출해.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운 거 있잖아, 그런 거 다 해. 게다가 배고픔도 느끼게 해 주고, 밥 먹고 나면 편안함도 느끼게 해 줘서 밥 먹는 걸 잊지 않게 해 주기도 하고. 머리카락도 자라게 하고, 귀에서 귀지도 나오게 하고, 뇌가 조용히 돌아가게 해. 우리 몸 구석구석을 다 관리해. 위험에 처하면 우리를 보호하려고 나서고. 우리를 위해서라면 망설임 없이 자기 목숨까지 바쳐. 매일 수십억 개의 세포가 그렇게 하고 있어. 근데 우리는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그런 세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어. 그러니까 잠깐만이라도 멈춰서서 세포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보자.
세포가 어떻게 그런 일들을 다 해내는 걸까? 지방을 어떻게 저장하고, 인슐린을 어떻게 만들고, 우리처럼 복잡한 존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다른 활동들을 어떻게 하는 걸까? 우리가 조금은 알고 있을지도 몰라. 아주 조금. 우리 몸 안에는 적어도 20만 종류의 단백질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건 고작 2%밖에 안 된대. 어떤 사람들은 50% 정도 된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건 "안다"라는 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세포 세계에서는 정말 놀라운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 예를 들어서, 일산화질소는 자연 상태에서는 엄청나게 무서운 유독 가스야. 공기 오염의 주범 중 하나거든. 80년대에 과학자들이 우리 몸의 세포에서 일산화질소가 계속 만들어진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놀랐겠어? 처음에는 그게 무슨 역할을 하는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까 혈액 흐름을 조절하고, 세포 에너지 수준을 조절하고, 암이나 다른 병원균을 공격하고, 냄새도 맡게 해 주고, 심지어 남성의 발기에도 도움을 주는 아주 중요한 물질이었던 거야. 협심증 치료제로 쓰이는 니트로글리세린이 효과가 있는 이유도 바로 그거 때문이래. 니트로글리세린이 혈액 속에서 일산화질소로 바뀌어서 혈관 벽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이 더 잘 흐르게 해 주는 거지. 1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자연 속의 독성 물질이 우리 몸 안의 만병통치약이 된 거야. 진짜 신기하지?
벨기에 생화학자 크리스티안 드 뒤브에 따르면, 우리 몸에는 "대략 수백 종류"의 세포가 있대. 크기랑 모양도 엄청나게 달라. 신경 세포는 선처럼 길어서 1미터까지 뻗을 수도 있고, 적혈구는 납작한 원반 모양이고, 시각을 담당하는 광수용체 세포는 막대 모양이야. 크기도 천차만별인데, 가장 인상적인 건 임신하는 순간이래. 씩씩한 정자가 자기보다 85,000배나 더 큰 난자를 향해 달려드는 모습은 남자의 정복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보통 사람의 세포는 폭이 20마이크로미터 정도밖에 안 돼. 1밀리미터의 2% 정도밖에 안 되는 거지. 거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미토콘드리아 같은 복잡한 구조 수천 개랑 분자 수백만 개를 담을 수 있을 만큼은 커. 세포의 활력도 제각각이야. 우리 피부 세포는 죽어 있대. 자기 몸 표면이 전부 죽어 있다는 걸 알면 기분이 좀 묘하겠지? 보통 체격의 성인이라면, 몸에 죽은 피부가 2킬로그램 정도 덮여 있고, 매일 수십억 개의 조각이 떨어져 나간대. 먼지가 쌓인 선반에 손가락을 쓱 그으면, 그 자국은 대부분 죽은 피부로 만들어진 거야. 으악!
대부분의 세포는 한 달 정도밖에 살지 못하지만, 예외도 있어. 간세포는 몇 년 동안 살 수 있대. 내부 구성 요소는 며칠마다 교체되지만. 뇌세포는 우리 수명만큼이나 오래 살아. 우리가 태어날 때 뇌세포가 약 1,000억 개 정도 있는데, 그게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뇌세포의 최대치래. 시간당 500개 정도씩 잃어버린다고 하니까, 진짜 시간을 소중히 써야겠지? 다행히 뇌세포 구성 요소는 계속 교체되기 때문에, 간세포처럼 뇌세포도 실제로 한 달 정도밖에 살지 못해. 사실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은, 심지어 길 잃은 분자까지도 9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대. 좀 현학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세포 수준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젊은 거야.
세포를 처음으로 묘사한 사람은 로버트 훅이야. 행성 운동에 대한 제곱 역비례 법칙 발견에 대한 공로를 두고 아이작 뉴턴이랑 싸웠던 사람이지. 훅은 68세까지 살았는데, 이론가이자 정밀 기기 제작자로서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건 1665년에 출판한 베스트셀러 "현미경 도보"였어. 그는 대중에게 미시 세계를 보여줬는데, 그 안에는 다양성, 활기, 정교한 구조가 상상 이상으로 가득했대.
훅은 식물에서 작은 구멍들을 발견하고, 수도사의 작은 방을 떠올리면서 "세포"라는 이름을 붙였어. 훅은 코르크 조각 1제곱센티미터 안에 약 1억 9,525만 5,750개의 세포가 들어 있다는 걸 계산해 냈는데, 과학 분야에서 그렇게 큰 숫자가 나온 건 처음이었대. 현미경이 발명된 지는 30년 정도 됐지만, 훅의 현미경은 수준이 엄청 높았어. 30배까지 확대할 수 있었는데, 17세기 광학 기술로는 최고 수준이었지.
그래서 10년 후에 훅이랑 런던 왕립 학회 회원들은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온 리넨 장사꾼이 275배율 현미경으로 관찰한 그림과 보고서를 보냈을 때 깜짝 놀랐대. 그 리넨 장사꾼의 이름은 안톤 판 레벤후크였어. 정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과학적 배경도 없었지만, 아주 예리하고 집중력이 뛰어난 관찰자이자 기술 천재였지.
오늘날까지도 레벤후크가 어떻게 그렇게 간단한 장치로 그렇게 높은 배율의 현미경을 만들었는지 아무도 몰라. 나무 핀에 작은 유리 조각을 박아 넣은 게 전부였거든. 그의 현미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현미경이라기보다는 돋보기에 가까웠는데, 사실 둘 다 아니었어. 레벤후크는 실험을 할 때마다 새로운 기구를 만들었대. 그리고 자기 기술에 대해서는 절대 입을 열지 않았지만, 해상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영국인들에게 힌트를 주기도 했대. 재미있는 사실은, 레벤후크가 델프트 출신의 유명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절친이었다는 거야. 페르메이르는 재능은 있었지만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화가였는데, 17세기 초에 갑자기 색깔 덩어리를 흐릿하게 만드는 기법을 개발해서 유명해졌대.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사람들이 오랫동안 페르메이르가 렌즈를 이용해서 이미지를 평면에 투사하는 장치인 카메라 옵스큐라를 사용했다고 의심했대. 페르메이르가 죽은 후 그의 재산 목록에 카메라 옵스큐라는 없었지만, 공교롭게도 페르메이르의 재산 관리인이 바로 안톤 판 레벤후크, 즉 당대 최고의 렌즈 제작자였대. 신기하지?
레벤후크는 무려 50년 동안, 놀랍게도 40대가 넘어서야 현미경 연구를 시작했는데, 왕립 학회에 거의 200건의 보고서를 제출했대. 보고서는 전부 네덜란드어로 쓰여 있었는데, 그가 할 줄 아는 유일한 언어였거든. 레벤후크는 자기가 발견한 사실들을 나열하고 멋진 그림을 곁들였지만, 설명은 하나도 없었대. 그가 보고한 내용은 곰팡이, 꿀벌 침, 혈액 세포, 치아, 머리카락, 자기 자신의 침, 정액, 심지어 대변까지, 검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포함했어. 똥 얘기하면서 냄새가 고약해서 미안하다고 했다는 것도 웃겨. 현미경으로 거의 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지.
1676년에 레벤후크는 후추 용액에서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대. 왕립 학회는 영국에서 만들 수 있는 모든 장비를 동원해서 그 "작은 동물"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1년이 지나서야 겨우 확대 배율을 맞출 수 있었대. 레벤후크가 발견한 건 원생동물이었어. 그는 물 한 방울에 828만 마리의 미생물이 있다고 계산했는데, 네덜란드 인구보다도 많았대. 세상은 그런 생명체로 가득 차 있었고, 그들의 생존 방식과 숫자는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였지.
레벤후크의 놀라운 발견에 자극을 받아서 다른 사람들도 현미경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는데, 때로는 너무 예민해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발견하기도 했대. 니콜라스 하르츠오커라는 존경받는 네덜란드 연구원은 정자 세포에서 "미리 형성된 작은 사람"을 봤다고 주장했는데, 그 작은 생물들을 "호문쿨루스"라고 불렀대. 한동안 많은 사람들이 모든 사람, 아니 모든 생물은 작고 완전한 엄마의 확대된 모습에 불과하다고 믿었대. 레벤후크 자신도 가끔 개인적인 취미에 빠지기도 했어. 한 번은 화약 폭발의 특성을 연구하려고 소형 폭발을 가까이서 관찰하다가 눈을 거의 잃을 뻔했대.
1683년에 레벤후크는 세균을 발견했지만, 현미경 기술의 한계 때문에 그 수준에 머물러 있었어. 1831년에야 처음으로 세포핵을 봤는데, 스코틀랜드 사람 로버트 브라운이 발견했대. 브라운은 식물학자였는데, 과학사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잘 알려지지는 않았어. 그는 1773년부터 1858년까지 살았대. 그는 자기가 발견한 것을 라틴어 nucula, 즉 작은 견과류라는 뜻에서 따서 세포핵이라고 이름 붙였대. 1839년이 되어서야 세포가 모든 생명의 기본 물질이라는 걸 깨달은 사람이 나타났는데, 바로 독일 사람 테오도어 슈반이었어. 과학적인 통찰력으로 보면, 이 발견은 상대적으로 늦었고, 처음에는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대. 1860년대가 되어서야 프랑스 사람 루이 파스퇴르의 획기적인 연구 덕분에 생명은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라 미리 존재하는 세포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 완전히 증명되었대. 이 이론을 "세포 이론"이라고 하는데, 현대 생물학의 기초가 되는 이론이지.
세포는 여러 가지 비유로 설명되는데, "복잡한 화학 정제 공장"(물리학자 제임스 트레필)에서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생물학자 가이 브라운)까지 다양해. 세포는 둘 다이기도 하고, 둘 다 아니기도 해. 화학 정제 공장 같다는 건 세포 내부에서 엄청난 규모의 화학 활동이 일어나기 때문이고, 대도시 같다는 건 세포 내부가 붐비고, 활발하고, 상호 작용이 많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사실 세포는 우리가 본 어떤 도시나 공장보다 훨씬 더 놀라워. 일단 세포 내부에는 위아래가 없어. 중력은 세포 크기의 물체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거든. 세포의 모든 공간이 원자 크기로 꽉 채워져 있어. 활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전류가 계속 흐르고. 우리는 전기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사실은 가지고 있어. 우리가 먹는 음식과 마시는 산소가 세포 안에서 전류로 합성되거든. 그럼 왜 우리가 서로 만질 때 감전되지 않거나, 소파에 앉을 때 소파가 타 버리지 않을까? 그건 모든 일이 아주 작은 규모에서 일어나기 때문이야. 전압은 0.1볼트밖에 안 되고, 전달 거리는 나노미터 단위로 측정되거든. 하지만 그걸 비례적으로 확대하면, 제곱미터당 2천만 볼트의 충격력을 발생시키는데, 이건 번개 핵심 구역에서 발생하는 전하와 똑같은 정도래.
모양과 크기가 어떻든,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구조가 거의 똑같아. 껍데기, 즉 세포막이 있고, 정상적인 작동에 필요한 유전 정보가 저장된 세포핵이 있고, 그 둘 사이에 세포질이라는 바쁜 공간이 있어. 세포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핀으로 뚫을 수 있는 튼튼한 고무 같은 게 아니래. 오히려 지질이라는 지방 물질로 만들어졌는데, 셔윈 B. 눌런에 따르면 "가벼운 기계 오일"과 비슷하대. 그게 너무 튼튼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현미경으로 보면 모든 게 달라 보인데. 분자 수준에서 보면 물은 무거운 젤이 되고, 지질은 강철처럼 느껴진대.
만약 세포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분명히 좋아하지 않을 거야. 원자를 완두콩 크기로 확대하면, 세포는 지름이 800미터나 되는 구체가 되고, 세포골격이라는 복잡한 빔 구조로 지탱된대. 그 안에는 농구공 크기부터 자동차 크기까지 수백만 개의 물체가 총알처럼 휙휙 지나다닌대. 거기에는 발 디딜 틈도 없을 거야. 매초마다 수천 번씩 사방에서 날아오는 물체에 부딪히고 찢겨 나가겠지. 세포 안에 오래 머무는 구성원들에게도 위험한 곳이야. DNA 사슬은 평균 8.4초마다 공격이나 손상을 입는데, 하루에 1만 번이나 화학 물질이나 다른 물질에 부딪히거나 찢겨 나간대. 세포가 살고 싶다면 그 모든 상처를 빨리 봉합해야 해.
단백질은 매우 활동적이어서 끊임없이 회전하고, 떨고, 날아다니는데, 매초마다 서로 10억 번씩 부딪힌대. 효소도 단백질의 일종인데,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매초마다 1,000건의 일을 처리한대. 마치 퀵 모션으로 찍은 개미처럼 분자를 계속 만들고 재건하는 거지. 어떤 분자에서 작은 조각을 떼어 내고, 다른 분자에 붙이고. 일부 효소는 지나가는 단백질을 감시하면서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거나 결함이 있는 단백질에 화학적 표시를 해 둔대. 그런 다음 표시된 단백질은 프로테아좀이라는 구조를 형성해서 분해되고, 새로운 단백질을 형성하는 데 사용돼. 어떤 단백질은 30분도 채 살지 못하고, 어떤 단백질은 몇 주 동안 살기도 해. 하지만 모든 단백질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하게 움직인대. 드 뒤브가 말했듯이 "분자 안의 모든 것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움직여서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래.
하지만 분자 세계의 사물이 움직이는 속도를 늦춰서 상호 작용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리게 만들면, 그렇게 압도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을 거야. 세포는 크기와 모양이 다른 리소좀, 엔도좀, 리보솜, 리간드, 페록시좀, 단백질 등 수백만 개의 물체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될 거야. 그 물체들은 수백만 개의 다른 물체와 충돌하면서 영양분에서 에너지를 얻고,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노폐물을 배출하고, 침입자를 막고, 정보를 보내고, 수리 작업을 하는 것처럼 평범한 일을 해낸대. 세포는 일반적으로 약 2만 종류의 다른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거의 2천 종류의 단백질 분자가 5만 개 이상씩 있대. 셔윈 B. 눌런은 "그건 우리가 5만 개 이상의 분자만 계산하더라도 세포 하나에 들어 있는 단백질 분자 수가 최소 1억 개라는 뜻"이라고 말했대. 정말 놀라운 숫자이고,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활동이 얼마나 격렬한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숫자지.
그런 활동에 소비되는 에너지도 엄청나대. 우리 심장은 매시간 약 340리터의 혈액을 내보내야 하고, 매일 8,000리터 이상, 매년 300만 리터 이상을 내보내야 한대. 올림픽 규격 수영장 4개를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양이지. 그렇게 해야 모든 세포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할 수 있거든. 이건 휴식을 취할 때의 양이고, 격렬한 운동을 하면 그 숫자가 6배나 늘어난대. 산소는 세포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로 흡수된대. 세포 하나에는 일반적으로 약 1,000개의 발전소가 있는데, 세포가 하는 일과 필요한 에너지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진대.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예전에 미토콘드리아가 원래 포획된 세균이었고, 지금은 우리 세포에 기생하고 있다고 말했었지.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유전 정보가 있고, 자체 일정에 따라 분열하고, 자체 언어를 사용한대. 또한 미토콘드리아 덕분에 우리가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도 했었지. 왜냐하면 우리가 섭취하는 거의 모든 음식과 산소가 미토콘드리아로 보내져서 ATP라는 분자로 바뀌거든.
ATP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을 수도 있지만, 바로 그게 우리 몸을 제대로 움직이게 하는 거야. ATP 분자는 기본적으로 작은 배터리 묶음과 같아서 세포 안으로 이동해서 세포 활동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공급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거지. 우리가 살아 있는 매 순간 우리 몸의 모든 세포 안에는 보통 10억 개의 ATP 분자가 있는데, 2분 후에는 에너지를 다 써 버리고, 새로운 10억 개의 ATP 분자가 그 자리를 대신한대. 매일 우리가 만들고 소비하는 ATP의 무게는 우리 체중의 약 절반 정도나 된대. 따뜻한 피부를 만져 봐. 그게 ATP가 일하는 모습이야.
세포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면, 아주 고귀한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한대. 세포를 지탱하는 모든 기둥과 아치를 무너뜨리고, 조용히 구성 요소를 먹어 치운대. 이 과정을 세포 사멸 또는 세포 자살 메커니즘이라고 부른대. 매일 수십억 개의 세포가 우리를 위해 죽고, 수십억 개의 다른 세포가 그 세포들의 유해를 청소해 준대. 세포가 감염되었을 때처럼 갑자기 죽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시받은 대로 죽는대. 사실 세포는 계속 살아 있으라는 지시, 즉 다른 세포에서 오는 활동 지시를 받지 못하면 스스로 죽인데. 세포는 위로가 필요한 존재인 거지.
어쩌다 세포가 지시받은 대로 죽지 않고 필사적으로 분열하고 확산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걸 암이라고 부른대. 암세포는 길을 잃은 세포일 뿐이야. 세포는 그런 실수를 자주 저지르지만, 우리 몸에는 그런 실수를 바로잡는 복잡한 메커니즘이 있어서 아주 드물게 세포 활동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된대. 평균적으로 억, 억 번의 세포 분열당 한 번꼴로 치명적인 질병에 걸리는 거래. 암은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운이 나쁜 현상이지.
세포의 놀라운 점은 일이 가끔 잘못되는 게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우리 몸 안의 모든 것을 제대로 작동하게 한다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 세포는 몸 전체에서 오는 정보를 끊임없이 보내고 감시하는데, 지시, 질문, 수정, 구조 요청, 업데이트, 분열 또는 사망 통지 등 온갖 정보들이 계속 오가는 거지. 그 모든 정보는 인슐린, 아드레날린, 티록신, 테스토스테론 같은 호르몬이라는 화학적 실체를 통해서 전달된대. 갑상선과 내분비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지. 그리고 뇌나 지역 센터에서 전달되는 정보도 있대. 그 과정을 "파라크린 신호"라고 부른대. 마지막으로 세포는 이웃 세포와 직접 소통해서 함께 행동하는지 확인한대.
세포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세포가 끊임없이 격렬하게 움직이고 멈추지 않고 충돌하는데, 그렇게 하도록 몰아가는 것은 오로지 인력과 척력이라는 기본적인 법칙뿐이라는 거야. 세포의 어떤 움직임에도 합리적인 이유 같은 건 없어. 모든 움직임은 조용하고, 반복적이고, 안정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거의 인식조차 못 해.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세포 내부의 질서를 잘 유지할 뿐만 아니라 유기체를 완벽한 조화 상태로 유지한대. 억, 억 개의 반사적인 화학 반응이 우리가 이제 막 알기 시작한 방식으로 합쳐져서 행동하고, 생각하고, 의지를 가진 우리를 만들어 내는 거지. 혹은 생각이 별로 없지만 여전히 질서 정연한 쇠똥구리를 만들어 내거나. 모든 생명체는 원자 공학적인 경이로움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해.
우리가 아주 원시적이라고 생각하는 생물 중 일부는 우리 자신의 세포 조직을 초라하고 평범하게 보이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세포 조직을 가지고 있대. 해면의 세포를 분해해서 용액에 넣으면 곧 다시 뭉쳐서 해면으로 돌아간대. 필터로 걸러서 분해하는 방법도 있고. 그런 실험을 반복해도 해면은 완강하게 다시 뭉친대. 그건 우리와 다른 모든 생물처럼 계속 살고 싶다는 저항할 수 없는 충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그 모든 것은 매우 기괴하고, 확고하고, 우리가 아는 것이 거의 없는 분자 때문에 일어나는 거야. 그 분자 자체는 생명이 없고, 대부분은 아무것도 안 한대. 그 분자의 이름은 DNA야. DNA가 과학과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전에 160년 전 빅토리아 시대 영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그 당시 찰스 다윈은 "역사상 최고의 이론"을 제안했는데, 그 후 15년 동안 서랍 속에 처박혀 있었대. 그 이유를 설명하려면 좀 길어질 것 같아.